국제 테러 단체 '이슬람 국가'(IS)의 남성 조직원과 결혼하는 신부들은 예물로 기관총과 자살폭탄 벨트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매체 리비아프로스펙트는 리비아 친정부군이 입수한 IS의 결혼 계약 문서를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친정부군은 IS의 거점이었던 북부 항구 도시 시르테에서 탈환전을 진행하다가 이 조직이 장악했던 건물을 되찾았다. 내부를 수색하다 발견한 IS의 문서 보관소에 결혼 계약서와 이혼 판결문이 있었다.
결혼 계약서는 IS의 사법·고충부가 작성한 것이다. 이 부처는 IS가 운영하는 샤리아법원과 연계돼 있다. 다만 이들 문건에 적힌 조직원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31일에 작성된 문건에는 '튀니지에서 1977년에 태어난 아부 만수르가 미리암이라는 나이지리아 여성과 결혼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들은 수단과 말리 출신의 증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슬람 전통과는 달리 아부 만수르는 신부 측에 지참금을 내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사망하거나 결혼 생활이 끝났을 때 신부에게 보상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그 보상은 자살폭탄 벨트를 주는 것이었다.
또 다른 계약서를 보면 말리 출신 조직원 아부 사이드는 자신이 숨지거나 이혼할 경우 신부 파티마에게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주겠다고 서약했다.
IS는 지난해 6월 시르테를 장악했지만 지난 5월 본격화된 친정부군과 국제 연합군의 탈환전으로 이 지역에서 물러났다.
현재 리비아 친정부군은 시르테 인근에 있는 IS 잔류 세력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뉴시스
이명희 온라인뉴스부장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