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수면무호흡 '무조건 수술로 해결?'…잘못된 상식

입력 2016-09-22 13:44 수정 2016-09-22 15:06

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졸음으로 가정이나 사회 생활에 큰 지장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의 대부분은 수술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라도 무턱대고 수술해선 안되고 발생 원인 등 정확한 진단 후에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인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최근 5년간(2011년 6월~2016년 5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환자 402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와 수면내시경 검사를 동시에 시행한 결과, 실제 수술 대상은 41%(165명)에 불과했다고 22일 밝혔다. 
 나머지 59%는 체중 조절이나 생활습관 개선, 교정 장비 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코골이는 공기가 좁아진 기도를 지나면서 이완된 연구개(입천장의 부드러운 뒷부분)와 목젖 등의 주위 구조물에 진동을 일으켜 발생하는 호흡 잡음을 말한다. 한마디로 ‘호흡 길’이 좁아져 생기는 현상이다.
 몸이 피곤하거나 술을 먹고 잤을 때 연구개가 느슨해지면서 공기 흐름을 방해해 코를 심하게 골게 된다. 또 살이 쪄 목 부위에 지방이 쌓이거나 혀, 편도 등이 두꺼워져도 코골이를 할 수 있다. 코골이가 심해지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병원 주형로 박사는 “약한 단계가 코골이고 기도가 점점 좁아져 증상이 심해지면 수면무호흡이 생긴다. 수면무호흡은 10초 이상 숨을 쉬지 못하는 상태가 한 시간에 5번 이상일 때 진단한다. 코를 고는 사람의 5~10%에서 수면무호흡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중증 수면 무호흡 환자는 심장 이상 위험이 정상인의 9배, 당뇨 위험은 4배, 뇌졸중 위험은 4배 높다.
 이번 조사에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수술 대상은 남성이 343명 중 148명(43.7%)으로 여성 59명 중 17명(28.8%)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성별에 따라 원인 폐쇄 부위가 달랐다. 남성은 연구개(73%), 편도(48%), 설근(30%), 후두개(5%) 순이었다. 여성은 연구개(70%), 설근(61%), 편도(18%), 후두개(11%) 순이었다. 남녀 폐쇄 부위가 다른 것은 비만과 호르몬 변화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남성 환자 중 73.8%는 체질량 지수(BMI) 25 이상의 비만인 반면, 여자는 71.4%가 정상 체중으로 나타났다.
 주 박사는 “이번처럼 장기간 수백명을 대상으로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 유무와 심한 정도, 원인 폐쇄 부위를 찾는 임상 조사는 처음”이라면서 “국민들에게 수면무호흡증과 코골이 치료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