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실 인턴의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불법 특혜 채용과 관련해 박철규 당시 중진공 이사장이 21일 법정에서 “최 의원이 그냥 (합격)하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이 최 의원을 무혐의 처리한 주요 근거였던 박 전 이사장의 진술이 뒤집혀 이번 사건에 대한 재수사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검찰 조사 등에서 최 의원의 청탁 의혹을 부인해온 박 전 이사장은 이날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독대 당시) 사실을 말씀드렸다. 황씨가 2차(전형)까지 올라왔는데 외부 위원이 강하게 반발한다. 불합격 처리하는게 좋겠다”고 최 의원에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내가) 결혼도 시킨 아이인데 그냥 (합격)해. 성실하고 괜찮은 아이니깐 믿고 써보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박 전 이사장은 진술했다.
박 전 이사장은 검찰 조사에서와 달리 진술을 번복한 것에 대해 “그 당시 심신이 많이 다쳤고 여러가지로 지친 상태였고, 그걸 말한다고 ‘상황이 뭐가 바뀔까’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양심에 따라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생각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 1월 ‘최경환 인턴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박철규 전 이사장과 권태형 전 운영지원실장 등 4명만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안양=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박철규 전 중진공 이사장 “최경환이 인턴 합격지시했다” 법정 폭로
입력 2016-09-21 2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