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라오퍄오주’(老漂族·노표족)가 늘고 있다. 고향인 농촌을 떠나 도시에 취직해 사는 사람을 ‘퍄오주(漂族)’라 하고, 퍄오주가 낳은 아이를 돌보러 도시로 오는 조부모를 라오퍄오주라고 부른다.
라오퍄오주가 된 노부부 중에는 어쩔 수 없이 별거하는 경우도 있다. 21일 시안(西安)일보에 따르면 장시(江西)성 농촌에 살던 60대 여성 렌위에어(任月娥)는 퍄오주인 아들과 딸 때문에 라오퍄오주가 됐다.
남편과는 1년에 한 번밖에 만나지 못한다. 수년 전에 친손자와 외손자가 각각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와 산시성(陝西) 시안에서 한 달 차이로 태어나 남편과 지역을 나눠 손주를 돌보러 갔기 때문이다. 며느리와 사위의 부모가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아 이들 부부가 육아를 도맡았다.
렌씨는 “이 나이에 남편과 별거하게 될 줄 몰랐다”며 “농촌에 살던 사람이 도시에서 오래 지내니 몸 구석구석이 아프다”고 말했다. 렌씨 부부처럼 사이좋은 부부가 손주 돌보기에 따로 투입되느라 헤어지는 현상이 많다고 있다고 인민망이 전했다.
시베이(西北)공업대 심리상담센터 쉬잉(徐鷹) 교수는 “노부부가 어쩔 수 없이 별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정과 사회가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젊은 사람이 부모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부모의 감정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