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이사들이 줄줄이 사퇴한 미르재단의 신임 이사진에 강명신 문화창조융합센터 센터장이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창조융합센터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수행하기 위해 CJ그룹이 만든 단체다. 강 센터장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 위원도 맡고 있어 청와대와 가까운 인물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청와대는 미르재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일보가 21일 미르재단의 제5차 임시 이사회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이사회는 지난 2일 강 센터장과 배선용 대림산업 경영지원본부 상무, 김의준 전 롯데홀 대표를 신임 이사로 선임했다. 동시에 김 전 대표는 이사장이 됐다.
강 센터장은 CJ헬로비전 커뮤니티사업본부장 출신으로 지난해 3월부터 문화창조융합센터장을 맡았다. 문화창조융합센터는 CJ그룹이 자산을 출연해 지난해 2월 설립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열린 문화창조융합센터 개소식 및 문화창조융합벨트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CJ그룹이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문화창조융합센터는 사업에 따라 정부 지원도 받고 있다. 경제계에선 “문화창조융합센터는 사실상 정부와 CJ가 공동 운영한다고 보면 된다”는 말도 나온다.
강 센터장은 대통령 직속 정책자문기구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든 단체인 아시아문화원의 비상임이사도 맡고 있다. 기획재정부 재정정책자문회의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강 센터장은 미르재단 이사진 선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 CF감독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센터장이 문화창조융합센터장 자리를 맡고 한 달 뒤에 차 감독은 정부조직인 창조경제단의 문화창조융합본부장에 임명됐다. 두 사람은 정부 공식행사 등에서 몇 차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센터장과 함께 미르재단의 이사로 선임된 배 상무는 대림산업에서 홍보업무만 담당해왔다. 사실상 문화사업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출연기업 중에서 급하게 뽑았다는 지적도 있다. 배 상무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림산업이 미술관 등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 내가 이사로 추천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사 선임 관련 의혹에 대해 임상혁 전경련 전무는 “문화사업을 많이 하는 기업 중심으로 추천을 받아 미르재단에 이사로 추천했다”면서 “강 센터장이 청와대·정부 관련 인물인지 등은 잘 모르고,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성민 임주언 기자 woody@kmib.co.kr
[단독] 미르재단 새 이사에 강명신 문화창조융합센터장
입력 2016-09-21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