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업 GE, 국내 S&TC에 부당 마켓클레임 ‘갑질’

입력 2016-09-21 15:29
세계 최대 발전설비기업인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이 국내 업체에 부당 클레임 ‘갑질’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S&T그룹 계열사로 열교환기 제조업체인 S&TC는 GE로부터 부당한 마켓 클레임을 당해 대응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S&TC에 따르면 이 회사는 GE로부터 호주 익시스 LNG 프로젝트에 공급하는 배열회수보일러 5대를 422억원에 수주해 2014년 8월 GE에 납품을 완료했다.

하지만 GE는 납품받은 지 2년이 지난 올해 8월 S&TC를 상대로 223억원의 클레임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S&TC 측은 “GE가 클레임을 제기한 부분은 총 공사 규모가 50억원에 못 미치는데, 기존 규격에 벗어나는 과다한 품질을 요구하며 납품업체에 부당한 부담을 지우려는 것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거대 기업의 갑질’”이라며 반발했다.

또 “GE가 납품받은 후 2년 동안 가동하지도 않으면서 뒤늦게 클레임을 제기한 것은 공기를 지연시키면서 그 비용을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전형적인 마켓 클레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GE는 해당 프로젝트 건설 초기부터 유가 폭락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회사 측은 지난 8월 두산의 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를 인수한 GE가 경쟁사를 압박하기 위해 이 같은 클레임을 건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호주 익시스 프로젝트에는 삼성중공업이 32억 달러 규모의 해양가스생산 설비를, 대우조선해양은 20억 달러 규모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를 각각 수주해 제작 중이지만 발주처의 인도 거절이나 지연 등으로 적기 납품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C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품질 검사를 거쳐 제작 완료했기 때문에 GE가 클레임을 제기한 이유를 수긍할 수 없다”며 “GE가 S&TC의 재산에 대한 보전 조치를 취하거나 은행 보증서 행사, 중재 제기에 나선다면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