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지진!’ 지진희갤 알림이 기상청 보다 빨랐다…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09-21 13:59
규모 5.8의 ‘경주 지진’과 계속되는 여진으로 한반도가 지진 트라우마에 휩싸여 있습니다. 국민안전처는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불통이고 제대로 된 재난 알림조차 보내지 못해 국민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데요. 급기야 한 네티즌이 지진 알림 프로그램을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21일 오전에 발생한 지진도 이 프로그램 알림이 기상청 지진정보서비스 트위터 알림 보다 빨랐다는군요.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국민일보DB

 이 프로그램은 클리앙의 ‘이프로부족’ 회원이 지난 19일 만들어 배포한 것입니다.

 프로그램 원리는 간단합니다. 디시인사이드 지진희갤러리에서 1분 안에 글이 20개 이상 게시되면 메신저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의 해당 채널에서 알림이 뜹니다. 네티즌들은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지진희갤러리에 몰려와 글을 올렸습니다.

클리앙 캡처

 제작자는 기상청 트위터의 지진 알림보다 지진희갤러리에 오르는 지진 관련 글이 더 빠르다는 점에 착안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적었습니다.

 프로그램은 21일 오전 기상청보다 빠른 지진 알림을 보내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날 오전 11시53분쯤 경주 인근에서 규모 3.5의 여진이 발생하자 지진희 알림은 오전 11시54분에 작동됐습니다. 기상청 트위터는 이보다 3분 늦은 11시57분에야 떴고요. 국민안전처의 재난 문자는 오후 12시4분에야 배달됐습니다.

인터넷 캡처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알림을 노리고 지진희갤러리에 거짓 글을 도배할 수도 있고 지진희씨가 열애 등에 휩싸여 화제가 됐을 경우 지진희갤러리에 관련 글이 쏟아지면 엉뚱한 알림이 뜰 수도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재난 대응 수준을 한 눈에 보여주는 해프닝이라는 반응이 많네요.

 인터넷에는 “엌ㅋㅋㅋ” “웃기면서 슬프네요. 정부를 못믿어 이렇게라도 써야 한다니” 등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