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객들이 자신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고 출입문을 막고 운행을 방해한 임산부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임산부는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가장 붐비는 지하철에서 한 임산부가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는 소란을 일으켰는데요. 그 이유가 한국에서도 계속해서 지적된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임산부는 임신한 자신을 보고도 승객들이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자 지하철 운영사에 항의 전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자 이 여성은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고 고성을 지르며 객차와 플랫폼 사이에 앉아 운행을 막았습니다.
피크타임에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자 역무원이 분노한 임산부를 진정시키기 위해 나섰는데요. 소용 없었습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서야 소동은 막을 내렸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이 따로 마련돼 있는 한국에서는 이렇게 막무가내로 항의하는 경우는 없지만 불만 섞인 사연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임산부 좌석을 차지한 남성들을 고발한 SNS계정 ‘오메가패치’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당시 임산부석은 그야말로 임산부나 노약자 등을 배려하자는 취지로 설치된 권고사항일 뿐이며 몸이 불편한 남성이나 임신을 하지 않은 여성들도 그 자리에 앉는 경우가 있을텐데 그건 어떻게 구별할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소란을 겪은 베이징 지하철 승객의 반응도 비슷합니다. 임산부의 행동이 지나치다는 건데요. 한 승객은 “복잡한 객차 내에서 임산부인지 아닌지 본인이 말하기 전에는 알 길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승객은 “양보할 상황이 맞지만 당연시 여기는 건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