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직감하고 가슴이 뛰었죠.”
3년 전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제주CCTV통합관제센터 모니터링 요원이 된 이모(48·여)씨에게 17일 오후는 출근 전 까지만 해도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이었다.
자신이 불과 몇 시간 뒤 전국을 들썩이게 될 살인사건의 범인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4팀 모두 120명이 3교대로 근무하는 관제센터에서 오후 3시35분 이전 요원과 교대한 이씨는 늘 하던대로 140여대에 달하는 CCTV 화면을 훑어봤다.
달라진 게 있다면 상해 사건 용의자의 사진 6장이 센터 내 중앙 화면에 띄워져 있었다.
그날 아침 성당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중국인 천모(50)씨였다.
교대한 지 16분만인 오후 3시51분 이씨의 눈에 서귀포시 보목동에 있는 한 길거리를 두리번거리는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못잡는 모습도 수상했고 남성의 인상착의가 범인과 똑같았다.
이씨는 재빨리 112에 신고해 천씨의 위치를 알렸다.
자신이 모니터링하는 담당구역 지리에 훤했던 이씨는 용의자가 골목길로 들어가며 CCTV 화면에서 사라지자 "어디로 향하고 있다"며 경찰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출동한 경찰은 오후 4시 사건 발생 7시간만에 천씨를 체포했다.
이씨는 “운이 좋았다”며 “범인을 신속하게 잡는데 기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여성으로서 피해자가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씨의 공로를 인정해 20일 경찰청장 감사장과 포상금을 전달했다. 뉴시스
이명희 온라인뉴스부장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