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훔치려고 위장취업까지’

입력 2016-09-20 12:42

최근 병·의원 종사자가 의료용 마약을 훔쳐 투약하다 적발되는 일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 5년간 병원 내부에서의 도난·분실 적발 건이 14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새누리당·안산단원구갑)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의료용 마약류 도난(109건)·분실(34건)은 모두 143건이었으며, 취급기준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병·의원도 지난 5년간 약 1천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의원 종사자의 경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마약류를 손에 쥘 수 있다는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의료용 마약을 훔쳐 소지하다 적발된 한 성형외과 병원종사자는 2개월 후인 지난 8월 두 차례 연속에 걸쳐 의료용 마약을 훔쳐 투약하다 동료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심지어 이 종사자는 마약을 훔치기 위해 병원에 위장취업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마약류 사범에 대한 관리에 구멍이 발생했다.
이처럼 위장 취업까지 해가며 상습적으로 마약류를 훔쳐 투약하는 사례가 버젓이 발생하고 있지만 보건당국의 의료용 마약관리는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의료용 마약류 투약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해 도난·분실되는 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며, “보건·수사당국은 지속적인 합동정밀감시와 함께 의료용 마약류의 제조와 유통, 보관, 폐기 등 취급 전 과정에 대한 상시모니터링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