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결심한 20대가 "혼자 죽기 억울하다"는 이유로 70대 노인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20일 아파트에 침입해 집주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A(29)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추석 당일인 지난 15일 오후 1시37분께 목포시 상동 한 아파트에 침입해 화장실에 있던 집주인 B(72·여)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난 혐의다.
발을 다친 B씨는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궁핍한 생활 속 게임 중독에 빠진 자신의 처지를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마음 먹은 A씨는 "혼자 죽기 억울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서 "직업과 돈도 없고, 게임 중독에 빠져 자살을 결심했다. 나 혼자 죽기 억울해 누군가를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신의 처지와 사회에 품고 있는 불만을 타인에게 전가한 '묻지마식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집에서 흉기를 가방에 넣고 주변을 배회하다 문이 열린 B의 집에 침입, 일면식도 없는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뉴시스
이명희 온라인뉴스부장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