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크리스천” 박응준씨의 사람살린 이야기 인터넷 달궈

입력 2016-09-20 09:22 수정 2016-09-20 10:08
20일 크리스천 박응준씨가 추석 당일 물에 빠져 죽어가는 40대 여성을 구한 이야기를 한 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부천시 제공


“부천시 도당동에 사는 박응준(57)씨가 추석 당일인 지난 15일 오후 3시쯤 아라뱃길에서 자살을 시도한 여성을 구했습니다. 아라뱃길로 뛰어 내려 물에 흘러 내려오던 40대 여성을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건졌습니다.”
부천의 의인 크리스천 박응춘씨가 추석날 경인아라뱃길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으려한 40대 여성을 구한 뒤 소방대원과 경찰관에게 현장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오히려 119구조대원들이 도착해 뒷수습을 했습니다. 모두가 발만 동동 구르고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은 용감한 부천시민 박응준씨는 진정한 우리의 영웅입니다. 도당동에 사는 용감한 부천시민 박응준 씨를 칭찬해주세요~~~”

추석 한가위에 부천에 따듯한 소식이 전해졌다. SNS(사회적 관계망 서비스)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은 부천시 도당동에 사는 박응준 씨의 이야기였다.

 이 같은 소식은 부천시여성연합회 정주열 회장이 사진과 내용을 페이스북과 밴드 등을 통해 알리면서 전해졌다.

박씨와 정 회장은 중2동 의성교회 소속 교인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은 “부천이 매번 궂은 소식만 전해진다는 생각에 사진을 구해서 내용을 직접 올렸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소식에 부천시민들은 해당 글에 ‘엄지척 그림’을 올리며 열광했고, 용감한 부천시민을 자랑스러워했다. 19일 오전 9시 부천시 도당동주민센터 나기출 동장은 박 씨를 직접 만났다. 박씨는 일가친척 10여 명과 함께 도당동에서만 30년 이상을 거주한 토박이였다.

박씨는 사실 물에 빠질 당시에는 자살을 시도한 여성을 보지 못했다. 도당동에서 아라뱃길로 나들이를 나선 그는 귀가길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물에 빠져서 흐르던 여성을 방치한 상황을 목격했다. 주변에 성인 남녀 50여명 이상이 바라봤지만 누구 하나 뛰어 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아내가 없어서 가능했을 겁니다. 있었다면 말렸겠지요. 저는 마누라가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 약간의 영웅심도 있었지요. 전남 나주가 고향이니까 개울가 수영 정도는 하는 실력입니다. 그런데 겁이 나긴 했어요. 왜냐하면 물에 빠진 사람은 죽기 살기로 사람을 잡아당긴다고 들었거든요. 다행스럽게 제가 구할 때는 힘이 좀 빠진 상태였어요. 물론 물 밖으로 들어 올릴 때는 많이 무겁기는 했어요.”

당시 물에서 건진 여성을 숨을 쉬지 않았다. 박씨는 자신의 직업정신을 살렸다. 자동차 부품을 팔던 박 씨의 요즘 직업은 카이로 프랙틱이다. 사람의 허리 교정, 어깨 통증을 마사지로 풀어주는 직업이다 보니 바로 가슴을 누르는 등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

 실제로 박씨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팔 근육이 드러나 보일 정도로 작지만 탄탄한 몸매를 갖고 있다.

119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박씨의 응급처치로 여성은 깨어났다. 주변의 도움으로 체온 유지를 위해 이것저것 덮어둔 상태였다. 깨어난 그녀는 오히려 원망을 퍼부었다. “그대로 두지 왜 살렸어요?”라며 눈물을 쏟았다.

 박씨는 이렇게 응수했다. “죽을 각오로 살아야지 왜 죽어요?”라고.

나기출 도당동장은 “도당동을 빛낸 용기의 부천시민이다. 부천시장상을 추천하고 선행 사실을 널리 알려 선행이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