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경영난 빚더미에 일가족 4명 자살…경찰 시신 부검

입력 2016-09-20 09:54

주유소의 경영난으로 빚더미에 시달리던 40대 가장이 일가족 3명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일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19일 오후 9시께 상당구 용담동의 한 아파트에서 이모(44)씨와 부인 임모(40)씨, 중학생 딸(15), 초등학생 딸(12)이 숨진 채 발견됐다.

딸 2명은 안방 침대에 누워 있었고, 이씨 부부는 침대 바닥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방안에선 질소 가스통 2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가스통을 호스로 연결한 비닐봉지를 머리에 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방에서 이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노트와 유서를 찾아 분석하고 있다.

유서에는 "사업이 힘들고 빚이 많아져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죽음은 딸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집을 찾아간 임씨의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임씨의 아버지(62)는 경찰에서 "오후 3시께 딸이 전화를 걸어 빚이 많아 힘들다고 말한 뒤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사위와 손녀들도 전화를 받지 않아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 가족이 빚더미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에서 주유소 2곳을 운영하던 이씨는 경영난에 막대한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주유소 경매 압박을 받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집에 외부인이 침입하거나 타살 흔적이 없는 점을 토대로 이들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유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명희 온라인뉴스부장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