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도왔다가 ‘여혐' 몰린 고속버스 기사가 올린 심경글

입력 2016-09-19 14:24 수정 2016-09-19 21:56

청원휴가를 얻은 군인을 태워주고 ‘여혐’으로 몰린 고속버스 기사가 심경을 전했습니다. 그는 선행을 하고도 비난을 받았지만 “내가 한 일이 내 자식에게 부끄럽지않다”며 보배드림에 글을 남겼는데요. 네티즌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버스기사의 글은 19일 자정을 30분 앞둔 지난 18일 밤 11시 30분  "그래도 홀아비 마음은 과부가 알아준다고…"라는 제목으로 올라왔습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 운행을 마친 그는 주변 지인들의 격려에 힘이 난다며 ‘기분 좋게 퇴근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고속버스 기사 게시글 전문.

제 이야기인줄 아시는 몇몇 타 회사분들 같은 회사 고참님께서..
야 기죽지마..응원해주시고 소주한잔하고 터미널 박차장에서
내가 한 일이 내자식에게 부끄럽지않다 혼자 반복하며.
다음운행에는 더안전하게 친절하게 운행해야지 다짐하고
명절 특별운송기간을 탈도 많았고 혼자 위로하고
내일 집에 가는 타회사 첫 차 탈 생각에 기분 좋게 퇴근합니다...
그래도 뿌듯한 2016년 추석이었습니다.
모든 분들 안운하시고 건승하세요..^^

버스기사는 이번 추석연휴 운행에 대해 탈이 많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위독한 할머니를 뵙기 위해 급하게 휴가를 얻은 군인이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을 때 선뜻 자신이 모는 버스의 자리를 내줬는데도 말이죠.

승차권을 못구한 군인을 태워주고 올린 고속버스 기사의 글.

선행으로 인해 비난을 받자 올린 사과글.

탈이 많았다는 것은 기사의 선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혐’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입니다. 일부 네티즌들이 “여성이라면 안 태워줬다”는 식의 비난을 쏟아내자 버스기사는 사과와 함께 게시글을 삭제했습니다.

버스기사는 추석 연휴 누구보다 더 우여곡절을 겪었는데요. 그는 연휴 마지막 운행을 마치고 “내가 한 일이 내 자식에게 부끄럽지않다”는 말을 혼자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뿌듯한 2016년 추석이었다”며 “집에 가는 첫 차 탈 생각에 기분 좋게 퇴근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도 부담이 됐는지 얼마 안돼 다시 삭제됐습니다. 버스기사가 남긴 선행과 관련된 글은 모두 온라인에서 사라졌습니다. 

추석 연휴 하루 운행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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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