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휴가를 얻은 군인을 태워주고 ‘여혐’으로 몰린 고속버스 기사가 심경을 전했습니다. 그는 선행을 하고도 비난을 받았지만 “내가 한 일이 내 자식에게 부끄럽지않다”며 보배드림에 글을 남겼는데요. 네티즌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버스기사의 글은 19일 자정을 30분 앞둔 지난 18일 밤 11시 30분 "그래도 홀아비 마음은 과부가 알아준다고…"라는 제목으로 올라왔습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 운행을 마친 그는 주변 지인들의 격려에 힘이 난다며 ‘기분 좋게 퇴근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고속버스 기사 게시글 전문.
제 이야기인줄 아시는 몇몇 타 회사분들 같은 회사 고참님께서..
야 기죽지마..응원해주시고 소주한잔하고 터미널 박차장에서
내가 한 일이 내자식에게 부끄럽지않다 혼자 반복하며.
다음운행에는 더안전하게 친절하게 운행해야지 다짐하고
명절 특별운송기간을 탈도 많았고 혼자 위로하고
내일 집에 가는 타회사 첫 차 탈 생각에 기분 좋게 퇴근합니다...
그래도 뿌듯한 2016년 추석이었습니다.
모든 분들 안운하시고 건승하세요..^^
버스기사는 이번 추석연휴 운행에 대해 탈이 많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위독한 할머니를 뵙기 위해 급하게 휴가를 얻은 군인이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을 때 선뜻 자신이 모는 버스의 자리를 내줬는데도 말이죠.
탈이 많았다는 것은 기사의 선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혐’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입니다. 일부 네티즌들이 “여성이라면 안 태워줬다”는 식의 비난을 쏟아내자 버스기사는 사과와 함께 게시글을 삭제했습니다.
버스기사는 추석 연휴 누구보다 더 우여곡절을 겪었는데요. 그는 연휴 마지막 운행을 마치고 “내가 한 일이 내 자식에게 부끄럽지않다”는 말을 혼자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뿌듯한 2016년 추석이었다”며 “집에 가는 첫 차 탈 생각에 기분 좋게 퇴근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도 부담이 됐는지 얼마 안돼 다시 삭제됐습니다. 버스기사가 남긴 선행과 관련된 글은 모두 온라인에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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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