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첫 판의 부진을 떠올리면서 “오늘은 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9일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토트넘 홋스퍼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1대 0 승리를 견인했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동료 공격수 해리 케인이었다.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했지만 전후반 90분 내내 흐름을 주도하면서 승리에 힘을 보탰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이런 활약을 인정해 손흥민을 맨오브더매치로 선정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마치고 “모든 경기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AS모나코와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은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잘하고 싶었다”고 자평했다.
토트넘은 지난 15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 홈경기에서 1대 2로 졌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했지만 인상적인 활약 없이 전반전만 뛰고 교체됐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복귀전이었던 지난 10일 스토크시티와의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골 1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던 상승세를 연결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모나코전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시종일관 선덜랜드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38분 오른발 슛은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손흥민은 “오늘 동료 선수들이 모두 잘했다. 우리는 승점 3점을 챙길 자격이 있었다”며 “침착하게 공격을 계속 시도했다. 축구는 90분 안에 골을 넣는 경기다. 우리는 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은 힘든 시간이었다. 올 시즌엔 (팀 내 입지가) 더 나아지길 원한다”고 재기를 다짐했다.
손흥민의 상승세는 한때 돌아섰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환상적이었다. 우리가 그를 기다린 이유는 바로 이것”이라며 “손흥민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마치고 독일로 이적을 시도했지만 팀의 잔류 결정을 수락했다. 자신의 자리에서 싸웠다”고 말했다.
토트넘의 북런던 더비 라이벌인 아스날의 전설 티에리 앙리도 손흥민을 극찬했다.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손흥민은 오늘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활약을 보여줬다”며 “스스로 팀에 있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평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