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분의 1 확률 '늑대인간 아기'의 '기구한 운명'

입력 2016-09-19 00:10 수정 2016-09-19 00:10
cover asia press. 영국 'mirror'

10억분의 1 확률로 태어난 ‘늑대인간 아기’의 기구한 운명이 사람들의 가슴을 저리게 하고 있다. 생후 5개월의 이 남자 아기는 엄마와 엄마의 자매 2명과 같은 유전질환인 ‘전신 다모증(hypertrichosis universalis)’을 앓고 있다. 엄마는 자신의 질병을 물려받은 아들을 보면서 마음이 찢어진다.
 17일 영국 일간 ‘미러(mirror)’와 인도 지역지 등은 인도 중부 푼 지역에 사는 마니샤 삼바지 라우트(22) 가족의 기구한 스토리를 전했다. 마니샤와 그녀의 언니 사비타(30), 여동생 사비트리(19)는 ‘전신 다모증’을 갖고 태어났다. 
 이 신천성 질환은 손·발바닥을 제외하고 온 몸이 시커먼 털로 뒤덮이기 때문에 ‘늑대인간 신드롬(werewolf syndrome)'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해 5월 결혼한 둘째 마니샤가 최근 아들을 출산했는데, 이 아기 또한 같은 증상을 갖고 태어난 것이다. 여느 5개월 아기처럼 카페트 위를 뒹굴며 놀고 있지만 두껍고 검은 털이 벌써 아기의 등과 팔 다리를 뒤덮고 있다.
cover asia press

 마니샤는 “항상 거울 앞에 내 자신을 봤을 때 구역질을 느꼈다. 지금 내 아이도 똑 같은 트라우마를 어떻게 견딜지 모르겠다”며 절규했다.
 그녀는 “언니, 동생과 나는 항상 놀림을 당했고 ‘유령’ ‘곰’ ‘원숭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내가 겪었던 고통을 내 아들이 겪을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하지만 아들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잃지 않았다.
“어찌 생겼건 내 엄마가 나를 돌봐왔던 것처럼, 내 아들도 조건없이 사랑할 것이다. 소망이 있다면 아기가 정상 아이처럼 자라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마니샤가 아기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털 제거 크림을 발라 주는 일 뿐이다. ‘늑대인간 신드롬’은 이 방법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