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에서 불이 난 이웃들을 구하려다 식물인간이 된 20대 청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네티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14일 채널A는 서울 마포구 5층짜리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사건 때 잠든 이웃을 깨워 대피시킨 안치범(28)씨가 일주일째 식물인간 상태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벽 동거녀의 이별 통보에 격분한 20대 남성이 화재를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하자 건물 4층에 사는 안 씨가 119에 최초로 신고했다. 그리고 그는 빌라 안으로 뛰어 들어가 집집마다 다니며 잠자는 이웃들을 깨워 몸을 피하게 했다.
주민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의 부축을 받아 몸을 피했다. 안씨가 아니었다면 자칫 큰 인명피해로 번질 뻔했다.
하지만 정작 안 씨는 유독 가스에 질식해 5층 계단에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그는 일주일 가까이 식물인간 상태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성우를 꿈꾸던 안 씨는 부모님과 떨어져 학원 근처로 이사한 지 두 달 만에 사고를 당했다.
안 씨의 어머니 정혜경 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치범아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네 몸 잘 챙기라’고 얘기를 하면 치범이는 ‘엄마는 그렇게 살면 안 된다. 그런 일이 있으면 사람을 구해야지’라고 말했었다”며 “평소에도 정의감이 남달랐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6일이 지났지만 안 씨가 의식을 찾지 못하자 가족들은 장기를 기증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의로운 청년이다. 가슴이 먹먹하다”며 “엄마가 기다려요. 제발 기적처럼 깨어나길 바란다”고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