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가 신생아의 ‘소두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카 예방 및 치료제 개발과 이를 위한 펀딩, 정책 개발 등을 가로 막아온 장애물을 제거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지카와 소두증이 서로 관련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지카가 실제 소두증을 일으킨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었다. 하지만 지카 유행국인 브라질에서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한 첫 ‘사례 조절 연구(case contol study)'에서 그 연관성이 입증됐다. 소두증은 머리가 쪼그라드는 출산 장애다.
15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영, 미 언론에 따르면 영국과 브라질 연구자들이 지카 감염의 연관성 입증을 위한 첫 컨트롤 그룹 스터디 결과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브라질 북부 8개 공공병원에서 올해 1월 15일~5월 2일 소두증을 갖고 태어난 32명의 신생아를 조사했다. 이들 각각의 아기들을 같은 병원에서 소두증이 없이 태어난 정상 아기 2명씩(총 64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소두증 아기의 80%는 지카 바이러스를 가진 엄마에게서 태어났다. 거의 절반 가량(41%)이 지카를 물려받았다.
반면 건강한 아기의 64%가 지카를 가진 엄마에게 태어났으나 지카 바이러스를 가진 아기는 아무도 없었다.
연구를 이끈 닥터 칼리아 바레토 드 아라우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사이의 연관성 조사를 위해 분자, 혈청학적 분석을 사용한 첫 케이스 컨트롤 스터디다”고 말했다.
아라우호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사실은 지카 바이러스가 공적으로 선천적 감염증(질환) 리스트에 추가돼야 함을 보여준다”면서 “선천적 톡소플라스마증(톡소플라스마원충에 의해 산모와 태아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 전염병), 매독, 대상포진, 파보바이러스B19, 풍진, 시토메갈로(거대세포) 바이러스, 헤르페스 등과 같은 레벨의 감염병에 포함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올해 국제 공중보건 위기 상황이 선포된 소두증 유행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브라질 보건부 요청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는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미국 등에서 이 감염병 제어를 위한 중요한 돌파구로 여겨졌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연구소 로라 로드리게스 교수는 “이번 케이스 컨트롤 스터디에서의 발견들은 연관성을 증명하는 '조각 그림'에서 빠져 있는 조각들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지카, 신생아 소두증 일으킨다…첫 사례 연구서 입증
입력 2016-09-16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