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율 떨어졌다

입력 2016-09-16 10:06
 고공행진하던 서울 주택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지난 8월 처음으로 하락했다. 전셋값 하락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서울 매매가가 큰폭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전세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크게 오르면서 '깡통전세' 우려와 함께 전세입자의 부담이 커져왔다.

서울 전셋값이 크게 오른만큼 전세가율도 이번 하락세를 기점으로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반면 7~8월 여름 비수기였던데다 강남 재건축 매매가 상승에 따른 것인만큼 전세가율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서울 전세가율, 8월 최초 하락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8월 서울 주택 전세가율은 전월대비 0.2%포인트 하락한 68.5%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전세가율 집계를 시작한 2011년 6월이후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한강 이남 지역은 0.4%포인트 하락한 67.1%, 한강 이북 지역은 0.1%포인트 상승한 69.9%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월대비 0.3%포인트 하락한 74.5%를 기록했다.

자치구별로는 ▲광진구 76.0% ▲노원구 77.0% ▲도봉구 78.4% ▲마포구 78.7% ▲성동구 80.7% ▲성북구 84.2% ▲용산구 63.5% ▲은평구 75.8% ▲강남구 62.2% ▲강동구 71.3% ▲강서구 77.1% ▲구로구 81.5% ▲동작구 79.2% ▲서초구 64.9% ▲송파구 67.0% ▲양천구 71.4% ▲영등포구 71.8% 등 17개 자치구에서 하락했다.

반면 ▲강북구 77.4% ▲서대문구 80.0% ▲관악구 80.1%로 보합, 남은 5개 자치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향후 상승세 주춤할 것"

일각에선 앞으로 서울 전셋값이 떨어지진 않겠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전세가율은 보합 내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서울 전셋값이 지난 3년 연간 10%이상 급등했다"며 "전셋값 상승세가 올 들어 이전보다 둔화한데다 입주물량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전셋값이 지난 2년처럼 큰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관측했다.

이어 "서울 매매가는 강남 재건축단지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세가율 상승세는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 덧붙였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재건축 매매가도 지금같은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세가율은 매매가가 크게 상승한다면 전세가율 하락, 그렇지 않다면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하락세는 일시적인 현상, 다시 오를 것"

반면 이번 전세가율 하락세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곧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올 하반기에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지만 인상되더라도 여전히 저금리"라며 "이미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전세품귀에 따른 전셋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 말했다.

이어 "반면 지금의 서울 매매가 상승세는 강남 재건축 규제 영향을 받은만큼 조만간 오름세는 둔화할 것"이라며 "전셋값은 더 오르는데 매매가 상승세는 둔화하면서 전세가율은 이전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 예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 7~8월 전세시장은 여름철 비수기였다"며 "이달부터 가을 이사철에 돌입하면서 전셋값이 이전과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세가율도 다시 이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 예상했다.

◇전세입자 부담 여전해

전세가율이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전세시장 안정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허 연구위원은 "이번 전세가율은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인데 재건축 아파트 전세가격은 저렴한 편"이라며 "실제로 전세입자에게 가격 부담을 주는 아파트는 연식이 얼마 안 된 새 아파트인데 서울에서 개별단지로 살펴보면 이런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 팀장도 "당분간 서울 전세가율 상승세가 주춤하더라도 전셋값이 하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전세입자의 부담은 계속될 것"이라 예측했다.

최민영 선임기자 my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