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팀 코치가 여제자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배구협회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15일, 광주시 교육청 등에 따르면 C고교 여자 배구팀 코치가 훈련 과정에서 상습적으로 여제자들의 엉덩이 등 신체 민감한 부위를 만지며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한 것은 물론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훈련 후 샤워를 피하고 있는 한 학생에게 "생리 중이어서 (샤워를 안하고 있다)"고 말하자 코치는 "우리 딸은 생리 중이어도 (생리대를) 착용하고 샤워할 수 있다더라"는 등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배구단 13명 중 3명의 학생들은 성추행 또는 성희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피해 학생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체육관에)불이 꺼져 있는데 (코치님이) 진로 얘기한다고 불러 놓고서는 갑자기 허벅지 안쪽으로 손이 이렇게 확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생은 "계속 얼굴을 봐야 되고, 계속 날 가르칠 사람인데 나에게 불이익이 올 지도 모르고, 일 크게 됐다가 다 안 좋게 될까봐 그냥 참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뒤늦게 수습에 나선 학교 측은 시 교육청과 논의 끝에 해바라기센터에 신고했고, 해당 코치를 해임 처분했다.
대한배구협회는 지난 14일 긴급 비상 대책 회의를 소집하고,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원을 파견하기로 했다. 조사원 확인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 협회는 이유를 막론하고 관련 지도자를 영구 제명하기로 했다.
배구협회는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회 산하 모든 구성원에게 성폭력, 성추행, 폭행, 승부 조작, 입시 비리 등과 관련한 윤리 교육을 해마다 의무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학교 계열 중학교 코치의 경우 여제자와 부적절한 관계에 빠졌다가 해임되는 등 배구단을 둘러싸고 성추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