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퇴임 후 남북한 화해 위해 일하고 싶다"

입력 2016-09-14 13:19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가서 남북한 화해를 위한 노력에 헌신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자신이 서방의 어떤 지도자들보다도 앞장서서 국제 인권문제에 관해 두려움없이 목소리를 높였다고 주장했다.

올해 말로 임기를 마치는 반 총장은 제71차 유엔총회 공식 개막일인 13일(현지시간)에 맞춰 게재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 동안 유엔사무총장으로 재직해온 소회를 털어놓았다.

반 총장은 퇴임 후 계획에 대해 한국으로 돌아가 일반 시민으로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북한과의 화해를 증진시키는 일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spare no efforts)”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자신이 대통령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반 총장은 자신이 임기동안 지나치게 소심한 행보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사람들은 내가 조용하다고 말한다. 세계 인권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어떤 서방 지도자들보다 인권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나처럼 두려워하지 않고 목소리를 낸 사람은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해온 지난 10년 동안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 열정을 기후변화 문제와 빈곤퇴치, 여성권익 증진 등 세 가지 과제에 집중적으로 쏟았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후회스런 일로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분쟁을 보지 못한 점을 꼽았다. 그는 많은 무기력한 사람들이 불평등과 부정의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과 존엄성이 침해당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회고록 집필 계획에 대해서는 “몇 년 후 어느 날” 가능한 일이라면서 “지금은 당장 책을 쓸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내가 권력을 쥐고 있는 동안에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비판을 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는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숙 기자 elmtr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