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수해당한 북한… 핵실험에 국제사회 ‘싸늘’

입력 2016-09-13 20:24 수정 2016-09-18 16:23
사진=뉴시스

태풍의 영향으로 북한이 사상 최악의 수해를 겪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일 5차 핵실험 때문에 국제사회의 구호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불어닥친 제10호 태풍 라이언록과 잇따른 홍수로 함경북도 회령시 등 두만강 주변 지역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 WP는 홍수 피해지역을 방문한 구호단체 관계자를 인용해 “예상보다 피해가 훨씬 심각하다”고 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북한에서 133명이 사망하고, 395명이 실종됐다. 두만강 범람으로 10만명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OCHA는 주민 14만명에게 긴급구호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적십자사 등 구호단체는 두만강 인근 무산군과 연사군의 경우 완전히 고립돼 구조대가 접근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적십자사는 수해지역 주민 60여만명이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건물 3만5500채가 파손된 것으로 추산된다. 농경지 1만6000㏊가 물에 잠겨 수해에 따른 피해는 몇 달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국제사회의 도움을 청하기 어렵다. 핵실험으로 조성된 싸늘한 시선 때문이다. WP는 “북한이 구호단체와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타이밍이 최악이다.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 정권을 처벌키 위해 더 큰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