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지역 상당 수 고등학교들이 12일 저녁 발생한 2차례의 강진에도 학생들을 대피시키지 않고 자율학습을 진행해 비난을 받고 있다.
포항시내 D고교 학부모 J씨는 “어제 오후 7시44분쯤 1차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담당교사들이 자율학습을 하던 3학년 학생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일(지진)이 진행될지 모르니까 그대로 자율학습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이 때문에 학생들은 극심한 불안을 느끼면서도 대피하지 못한 채 교실 안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이어 오후 8시 32분 2차 강진으로 건물이 1차 때 보다 심하게 흔들리자 그때서야 교사들은 학생들을 밖으로 대피시켰다.
학교 관계자는 “1차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대피하지 않기로 결정했었고, 2차 지진 발생시엔 즉각 대피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와 인접한 Y고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학교는 1차는 물론 2차 강진 때도 학생들을 즉각 대피시키지 않아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 학교 관계자는 “1차 강진이 발생했을 때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2차 강진이 발생한 이후 8시45분쯤에 학생들을 대피시킨 뒤 9시20분쯤 통학버스로 전원 하교 조치했다”고 밝혔다.
J씨는 “딸의 SNS를 통해 다른 친구들 소식을 들어보니 두 학교뿐만 아니라 포항시내 대부분의 고등학교들이 지진 발생 당시, 즉각 학생들을 대피시키지 않고 자율학습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J씨는 “어른들도 공포감을 느낄 정도로 강력한 지진이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즉각 대피시키지 않고 내버려 둔 교사들에게 분노를 느낀다”며 “재난발생에 신속히 대응하는 매뉴얼도 전혀 없는 교육시스템에 말문이 막힌다”고 말했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포항시내 상당 수 고교들, 지진 발생해도 자율학습 계속 진행해 비난
입력 2016-09-13 1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