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서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5.8의 강진이 발생해 피해가 잇따랐지만 일선 학교에선 야간자율학습 중인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어라’ ‘자습을 계속해라’라고 지시했다는 고발이 빗발치고 있다.
13일 ‘오늘의 유머’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지진이 발생했는데도 학교에선 자율학습을 강요했다는 고발 글과 사진이 쇄도했다. 다음 아고라 토론 페이지에도 ‘지진에도 가만히 있으라, 학생들 분노!’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12일 오후 8시30분쯤 경북 경주에는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다. 당시 전국의 고등학교에선 야간 자율학습이 한창 진행 중인 시간이다.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도 있어 학생들이 건물 안에 밀집해 있는 상황이었다.
고발의 시작은 부산의 고등학교 수험생이 올린 페이스북 글인 것으로 추정된다. 글에 따르면 5.3규모의 지진이 처음 발생했을 때 주변의 대부분의 학교가 학생들을 귀가시켰지만 이 학교는 1학년과 2학년만 귀가 조치한 뒤 고3 수험생들에겐 자습을 강요했다.
학부모들이 항의 전화를 하자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니 걱정 말라’며 안일하게 대처했다. 이때 학교에는 5~6명의 교수가 전부였고 학생은 200여명에 이르렀다고 학생은 전했다. 2차 지진이 발생한 후에야 학교 측은 대피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 글을 올린 학생은 “너무 화가 난다”며 “아무리 입시가 중요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전화와 통신이 모두 두절돼 부모들은 더욱 불안했을 것이라는 게 이 학생의 주장이다.
경주의 한 여학교 기숙사에선 건물에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이 나왔지만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나왔다는 인증사진과 고발 글이 인터넷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학습효과’라며 학생들의 빠른 대처를 격려했다.
반대로 지진 발생 후 학생들을 빨리 대피시킨 학교도 있었다는 인증 사진도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다. 한 파워 블로거는 “어떤 잘 배운 고등학교는 지진이 발생하자 학생들 모두 운동장으로 대피시켰다”는 글과 함께 아이들이 운동장에 모여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이날 이 학교는 오후 수업 후 재난훈련도 했으며 오랜만에 아이들이 반끼리 둘러 앉아 놀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역이나 학교이름은 밝혀지지 않아 진위파악은 되지 않는다. 지진이 발생했는데 교장과 교감이 연락이 되지 않아 교사 마음대로 아이들을 귀가시켰다가 혼났다는 글도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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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