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총선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야당 후보 2명이 당선됐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두 후보는 모두 여성이고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친서방 통합시민당의 안나 코노파츠카야는 수도 민스크 지역구에서 승리했다. 벨라루스언어협회 소속 엘레나 아니심도 의석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벨라루스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가’라고 불린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4년 집권해 22년간 러시아와 밀월관계를 유지하면서 철권통치를 펼쳤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인권탄압을 이유로 루카셴코 정권을 압박했다. EU는 지난해 정치범 석방과 평화적인 대통령 선거를 요구하며 경제제재를 가했다. 벨라루스가 정치범 일부를 석방하면서 제재는 지난 2월 풀렸다.
야당은 1996년 이후 의원 110석 중 단 1석도 얻지 못했다. 야당 후보 2명의 당선으로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친서방 세력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일부에서는 벨라루스가 경제난 때문에 잠시 친서방적인 모습을 보인 것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럽안보협력기구 선거참관단은 벨라루스 정부가 투명한 선거가 되도록 노력했으나 아직 ‘구조적 결함’이 있다고 평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