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서울 "ACL 8강 반드시 통과"

입력 2016-09-12 14:43
지난 8월 23일 상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전북현대 로페즈가 상하이 상강 선수와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K리그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의 강호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지난 3시즌 동안 무관에 그쳤다. 2013 시즌 FC서울은 결승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슈퍼리그)를 만났다. 서울은 2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광저우에 우승 트로피를 내줘야 했다. 그때만 해도 K리그는 그저 우승 운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황사 머니’를 앞세운 중국 슈퍼리그는 2013, 2015 시즌(광저우 에버그란데)을 제패하며 ACL의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 자존심이 상한 K리그는 2016 시즌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4마리의 용(전북 현대·서울·수원 삼성·포항 스틸러스)이 정상 정복에 나섰다. 하지만 8강에 오른 팀은 전북과 서울뿐이었다. K리그 대표하는 전북과 서울은 각각 13일과 14일 8강 2차전을 치른다. 두 팀은 과연 8강에서 살아남아 정상 정복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까?
 13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상하이 상강(중국 슈퍼리그)과 8강 2차전을 치르는 전북은 지난 10일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전남 드래곤즈와의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에서 레오나르도(전반 37분), 이동국(후반 29분)의 골로 2-0으로 앞서가다 집중력을 잃고 유고비치(후반 32분), 한찬희(후반 36분)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아 2대 2로 비긴 것이다.
 전북은 이번 시즌 개막 후 29경기 무패(17승12무) 행진을 이어가긴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경기 내내 압박을 하며 주도권을 장악했지만 2골을 넣은 이후 공간을 내주면서 승리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가장 큰 목표를 ACL 우승으로 잡은 최강희 감독은 경기 후 “2-0 상황에서 후반전 운영이 안 좋았다”며 “홈에서는 절대로 오늘 같은 경기를 하면 안 된다. 무패 행진 때문에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집중력이 저하됐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어 “오늘 경기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상하이 상강전은 집중력 높은 경기가 필요하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전북은 상하이 상강전에서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들고 나올 예정이다. 무조건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전북이 실점을 하게 되면 비기더라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4강 티켓을 상하이 상강에게 내줘야 한다.
 물론 실점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그러나 수비를 너무 생각하면 공격에 차질이 빚어진다. 전북 선수들은 최근 무패 기록을 의식한 탓에 무의적으로 수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격이 나오지 않았다. 최 감독은 “실점을 할 것 같아 소극적으로 나서면 경기를 망칠 수 있다”며 “적극적인 공격을 펼쳐야 한다. 그러면서 헐크와 우레이 등 상하이 상강의 주요 선수들을 협력 수비로 막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장기인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상하이 상강을 침몰시키는 것이 전북의 기본 전략인 셈이다.
 전북으로서는 부상에서 돌아온 헐크가 부담스럽지만 다리오 콘카(부상)와 엘케손(경고누적) 등 두 외국인 공격수가 결장하는 것은 호재다.
 서울은 14일 오후 8시 30분 산둥 루넝(중국 슈퍼리그)과 8강 원정 2차전을 치른다. 1차전 홈경기에서 데얀, 박주영, 아드리아노의 골로 3대 1 승리를 거둔 서울은 전북보다는 다소 여유가 있다.
 그러나 서울은 지난 10일에는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에 0대 1로 일격을 당해 분위기가 처져 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산둥 루넝전에 대해 “선수들에게 1차전은 잊고 단일 경기로 생각하자고 했다”며 “인천전에서는 패했지만 우리가 할 것은 계속 해나가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