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집단성폭행 '22명의 악마'들 다시 법정에서…

입력 2016-09-12 08:57
5년전 서울 도봉구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피의자 한 모씨가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 실짐심사를 받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5년전 서울 도봉구에서 고등학생 22명이 여중생 2명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을 아시나요?
지난 6월 도봉경찰서 형사가 5년간 피해자를 설득한 끝에 가해자를 검거해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오늘(12일) 집단 성폭행 주동자인 김모(21)씨 등 10명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이 오후 4시40분에 열립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습니다.

구속기소된 1명만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했고, 나머지 구속된 3명의 변호사는 "혐의 인정 여부 등은 다음 기일에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불구속 기소된 6명 중 5명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들이 오늘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할지 주목됩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조사에서 “몰랐다”로 일관했는데요. “그렇게까지 큰 잘못인지 몰랐다” “피해자가 그렇게 충격을 받았는지 몰랐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첫 공판 당시 검사 측에서 여중생 2명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공소사실을 읽는 도중 객석에서 이따금 한숨과 탄식이 흘러나왔지만 이들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고 합니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한공주'의 한 장면.

5년 전인 2011년으로 돌아가 사건을 재구성해 보면 이렇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이들은 술을 마시고 있던 A양과 B양을 목격한 뒤 음주 사실을 빌미로 협박해 8일의 간격을 두고 집단 성폭행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당시 집단성폭행엔 김씨를 포함해 총 22명이 가담했고 구속기소된 4명 외에 18명은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A양과 B양이 강하게 반항해 미수에 그쳤고 일부는 범행을 방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중 12명은 현재 군 복무 중이어서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해 여중생들의 삶은 사건 이후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정신적 충격으로 극도의 불안감, 공포감에 시달려 외출도 하지 못하고, 후유증 때문에 학업도 그만두어야 했죠.

반면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가해자들은 현재 대학생, 군인, 사회인이 돼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범행 전모가 드러났는데도 가해자들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데요. 

“(피해 여학생들이) 원래 되게 질이 안 좋다고 들었다.”며 범행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가해자의 부모들도 “5년이나 지난 사건을 이제야 신고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피해자들의 신고 의도를 의심하는 등 죄책감 없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오늘 열리는 2차 공판에서 피의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