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완주 의사 표명 "내년 대선, 양극단 세력과 단일화 없을 것"

입력 2016-09-11 15:37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돌문화공원에서 국민의당 제주도당 주최로 열린 '제주걷기, 안철수와 함께' 행사가 끝난 뒤 행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1일 "내년 대선 때 양극단 세력과의 단일화는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도'인 제주를 찾아 내년 대선을 '3당 체제'로 치를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그가 제주를 찾는 것은 4·13 총선 뒤 처음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제주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열린 제주 도당 초청 강연, '함께 미래로 나아갑시다'에서 "양극단 중 한쪽이 다시 또 정권을 잡게 되면 절반도 안 되는 국민만 데리고 국가를 이끌 것이고 어떤 문제도 합의하에서 해결할 수 없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래서 합리적 개혁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이 모여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안 전 대표의 언급은 지난달 치러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이후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진영을 배제한 '제3지대' 정계개편론이 제기되는 상황 속에서 사실상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힌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양극단 기득권 세력에 더민주도 포함되냐'는 질문에 "양극단 '당'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아마 그러면 답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당적에 구애받지 않고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또 "국민의당은 부정부패, 불공정, 격차와 싸우는 정당이 되겠다"며 "결국 제가 하고자하는 일, 국민의당이 하고자하는 일은 중산층 복원으로, 거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이념정당이 아니라 문제해결정당이 되려 창당했다. 그 문제는 한 마디로 중산층 복원에 집약돼있다"며 "격차해소, 평화통일, 미래대비란 시대정신은 미래와 평화에 대한 것으로, 이를 가장 잘 상징하는 곳이 제주"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대기업에 독점권한을 준 국가공인 '동물원'이라고 표현해 센터 관계자들이 의원실을 항의방문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론을 제기한 것을 두고 "정치적 목적으로 아마 저 높은 데서 누군가 화를 내니 거기에 따라서 (비난)하는 것"이라며 "지금이 무슨 시절인데 관제데모를 하나. 국가에서 월급받는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한다는 건 오히려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도 들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돌문화공원에서 국민의당 제주도당 주최로 열린 '제주걷기, 안철수와 함께' 행사에서 참가자들과 공원 탐방로를 걷고 있다. [뉴시스]

 앞서 안 전 대표는 강연 전 걷기 행사를 통해 돌문화공원에서 강연장까지 제주도당 관계자 및 지지자 등 200여명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소통 행보를 벌였다. 4·3평화공원 참배를 하면서는 방명록에 "국민의 명령과 역사의 진실 앞에 겸허히 서겠습니다. 평화는 우리의 미래입니다"라고 썼다.

 안  전 대표는 오후 제주 구좌읍의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로 이동해 풍력 발전 상황을 둘러보며 전력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이후 제주 오등동의 감귤농장을 방문해 감귤 솎기 현장에서 일하는 제주 농업 종사자들과 만났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해야 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역사, 농업, 미래 산업 현장 방문 경험을 토대로 추석 때 여러 정책적 구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제주=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