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안젤리크 케르버(28·독일·사진)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케르버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2시간7분에 걸친 접전 끝에 세계랭킹 11위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4·체코)를 2대 1(6-3 4-6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은 것이다.
독일 선수가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슈테피 그라프가 1995~1996년 2연패를 달성한 이후 20년만이다. 그라프 이후에는 US오픈 결승에 오른 독일 선수도 없었다. 독일 선수의 메이저대외 우승도 1999년 그라프의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17년만이다.
케르버는 왼손잡이로는 역대 세 번째로 US오픈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프로 선수의 메이저대회 참가가 허용된 1968년 이후 왼손잡이 선수가 US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미국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1983~1984년·1986~1987년), 모니카 셀레스(미국·1991~1992년)에 이어 역대 3번째다. '오픈 시대(Open Era)' 이전에도 미국의 에벌린 시어스(1907년) 뿐이다.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35·미국)가 4강에서 탈락해 일찌감치 12일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1위 자리를 예약한 케르버는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면서 화려한 대관식을 치렀다.
강력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케르버는 플리스코바의 실책을 유도해내며 승리를 따냈다. 이날 케르버의 위닝샷은 17개로 플리스코바(40개)에 비하면 현격히 적었다. 하지만 플리스코바는 케르버(17개)보다 30개 많은 47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무너졌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