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9일(현지시간) 아동의 나체라는 이유로 베트남전 네이팜탄 소녀 사진을 삭제했던 결정을 번복했다. 노르웨이 정부의 비난에 따른 것으로 예외적으로 게재를 허용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성명에서 "이 사진의 경우 특별한 순간을 기록한 이 사진의 역사와 이 사진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인정한다"며 "이 사진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상징성이 있어 이 가치의 공유 허용이 삭제해서 커뮤니티의 가치를 보호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판단해 페이스북에 이 이미지를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AP통신의 노르웨이 사진기자 후잉 콩 우트가 퓰리처상을 받은 이 사진을 자사의 나체 이미지 금지 규정을 들어 삭제하면서 노르웨이어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에 이 사진을 올렸으나 페이스북이 이 사진을 삭제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노르웨인 정계, 언론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이 이 사진을 공유해야 한다는 스톨텐베르그 총리의 주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페이스북은 처음에 아동 나체가 담긴 특정 사전과 다른 사진을 차별을 두고 처리하기 어렵다고 했다가 결국 사진의 게재를 허용했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현지 TV 방송사 NRK에 페이스북의 사진 게재 허용을 진심으로 기쁘다면 이는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의 문제 제기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뭔가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책 변경을 촉구해 이를 이뤄내 기쁘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사진은 지난 1972년 베트남전 당시 사진기자 우트가 폭격을 피해 도망치는 베트남 소녀 킴 푹을 찍은 사진으로 당시 베트남전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