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인근 바닷물에서 검출된 콜레라균의 유전자 지문이 거제시 해산물을 먹고 콜레라에 감염된 3명 환자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동일한 균으로 봐도 된다는게 보건당국 설명이다. 콜레라 감염원이 거제 연안의 바닷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일 거제시 장목면 대계항 인근 해수에서 검출된 콜레라균(O1, 엘토르형)의 유전자 지문(PFGE)을 분석한 결과, 첫 번째 콜레라 환자 정모(남‧59)씨와 두 번째 (여‧73), 세 번째(남‧63) 환자와 97.8%로 매우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유전자 지문이 97.8% 일치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동일한 균’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환자는 거제시 여행을 하다 한 식당에서 해산물을 섭취한 뒤 콜레라에 감염됐다. 거제시에 거주하는 두 번째, 세번째 환자는 거제 해안에서 잡은 해산물을 먹었거나 식당 등에서 구입해 섭취한 뒤 콜레라에 걸렸다. 세 환자 모두 거제산 해산물을 섭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3명의 환자에서 분리한 콜레라균은 모두 ‘O1, 엘토르형’이었다. 콜레라 감염원은 오염된 거제 연안 해수로 좁혀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해수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속하는 한편, 지자체와 협동으로 수양성 설사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제 해역 폐쇄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을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미국 등도 콜레라균이 검출된 해역을 폐쇄하는 조치는 하지 않는다”면서 “그것보다는 30초 이상 비누로 손씻기, 물은 끓여 마시고 음식은 익혀 먹는 등의 수인성감염병 안전수칙을 지키고 의심 증상이 있을시 즉시 신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추가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추석 명절에 환자 발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