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올린 베트남 ‘네이팜탄 소녀’ 사진 갑자기 사라져 ‘황당’

입력 2016-09-10 00:24 수정 2016-09-11 14:04
베트남전 당시 네이팜탄에 놀라 도망가는 베트남 아이들의 모습. 페이스북은 달아나는 아이가 나체라는 이유로 사진 포스팅을 금지했다. USA TODAY 캡처

페이스북이 베트남전쟁 중 네이팜탄 공격을 피해 달아나는 소녀 사진의 포스팅을 금지했다. 소녀가 나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소셜미디어 권력남용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신문 아프턴포스턴을 인용해 “전쟁의 상징 같은 사진이 인쇄된 신문을 찍어 기자 계정에 올렸는데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의 편집장인 에스펜 에질 한센은 당시 9세였던 킴 푹의 사진이 실린 아프턴포스턴을 찍어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는데 하루도 안 돼 사진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한센뿐만 아니라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 등 사진을 공유한 노르웨이 정치인들도 몇 시간 뒤 계정에서 사진이 삭제됐다고 전했다.  한센은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를 향해 “권력을 남용한다”고 비난했다.

한센이 '네이팜탄 사진'이 실린 아프턴포스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사진은 그의 계정에서 삭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페이스북은 “문화적 이유 때문에 나체에는 엄격한 룰을 유지한다”고 반박했다. 페이스북 측은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안전, 존경 사이에 적당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항상 완벽하지 않지만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한센은 저커버그에게 공개편지를 썼다. 그는 편지에서 “저커버그는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편집자”라고 추켜세우면서도 아프턴포스턴의 편집권을 제한했다고 적었다. 한센은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자유를 제한할까 두렵다”며 “종종 권위주의적인 방식으로 이런 일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