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넘어진 성화 봉송자가 전세계 네티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지난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는 ‘모두의 심장은 뛴다’는 주제로 ‘2016 패럴림픽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리우 패럴림픽의 개막식에서 성화 봉송이 진행되는 순간 하늘에서는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성화 봉송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마르시아 말사르(Marcia Malsar)는 성화를 건네받아 왼손에 들었습니다. 오른손으로는 지팡이를 짚고 세 번째 주자에게 성화를 넘겨주기 위해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빗속을 위태롭게 걸어가던 말사르는 다음주자를 눈앞에 두고 그만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감동적인 상황이 연출 됐습니다. 7만여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말사르를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말사르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스태프들이 주워준 성화를 다시 받아들어 올렸습니다.
마침내 그는 세 번째 주자인 시각장애 육상선수 아드리아 호차 산토스에게 성화를 넘겼습니다. 관중석에서는 말사르를 향한 박수갈채가 이어졌습니다.
최종주자로 나선 수영 6관왕 출신의 로두알도 시우바가 휠체어를 타고 성화대에 불을 붙이는 순간 리우의 밤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났습니다.
이 모습을 본 전 세계 네티즌들은 “진정한 패럴림픽의 정신을 보여준 말사르는 ‘새로운 영웅’이다”며 “이날 내린 비로 인해 리우패럴림픽 개막식 최고의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고 반응했습니다.
말사르는 1984년 미국 뉴욕 패럴림픽 육상 단거리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브라질의 자랑입니다. 그의 메달은 브라질 선수가 패럴림픽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기도 합니다. 1988년 서울에서 열린 패럴림픽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리우 패럴림픽은 160개국에서 4300여명의 선수들이 22개 종목에 출전합니다. 이날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단은 37번째로 입장했습니다. 장애를 넘어 세계를 감동시킬 패럴림픽은 오는 19일까지 열립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