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을 딛고 700만 고지를 돌파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확장판을 내놨다. 본편보다 31분 길어졌다. 갸우뚱했던 부분들이 이제야 명쾌해졌다. 진작 이 버전이 개봉됐더라면 어땠을까….
영화는 인천상륙작전이 개시되기 전 한국의 첩보부대가 목숨을 걸고 벌인 X-Ray 작전을 다뤘다. 본편에서는 사건에 집중했다. 애국과 희생이라는 메시지를 향해 무턱대고 달려가는 느낌이었다. 그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이 기능적으로 소비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확장판을 통해 그런 아쉬움들을 채웠다. 9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선보인 ‘인천상륙작전: 익스텐디드 에디션’은 본편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담았다. 단순히 분량이 늘어난 게 아니라 내용의 연결이 매끄러워졌다. ‘이걸 왜 삭제했을까’ 싶은 장면들이 꽤 많다.
확장판에서는 인물의 인간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장학수(이정재)와 한채선(진세연)의 관계, 한채선이 변심한 계기, 림계진(이범수)의 분노와 승부욕 등이 세심하게 그려졌다. 장학수의 정체가 탄로 나는 장면도 한층 긴장감 있게 바뀌었다.
특히 맥아더(리암 니슨) 장군에 대한 설명이 한층 탄탄해졌다. 드디어 리암 니슨이 출연한 보람이 생겼다.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인천상륙작전을 밀어붙이면서 홀로 고뇌하는 모습과 아내와 아이를 둔 가장으로서의 다정한 면모까지 만날 수 있다. 툭툭 나타나 명언만 던지던 건 편집의 문제였던 듯하다.
감독과 출연배우들도 확장판 개봉을 적잖이 반겼다. 더욱이 실제 상륙작전이 진행됐던 9월 15일에 맞춰 개봉된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 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재한 감독은 “(인천상륙작전이) 논란도 많았던 영화인데 많은 관객들께 사랑을 받았다”며 “더 풍성한 이야기를 선사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인사했다.
이정재는 “감독님도 그렇지만 영화에 참여한 모든 배우들이 확장판을 기다렸다”며 “편집이 많이 된 배우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각자 노력하고 고민하고 힘썼던 장면들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확장판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했지만 확장판을 선보이는 건 처음”이라는 이정재는 흥행에 별 욕심을 내지 않았다. 그는 “아무래도 의미적인 부분에 중점을 뒀다”며 “꼭 들어갔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던 장면이나 내용이 들어갔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범수는 확장판을 별책부록 같은 의미라고 소개했다. “당연히 본편을 자신 있게 내놓았습니다. 그것이 본편의 소중한 의미이고요. 그래서 많은 관객 분들이 사랑해주셨죠. 그 또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확장판은 또 다른 별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좀 더 확장된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여백의 미 같은 거요.”
정준호도 비슷한 의견을 보탰다. 그는 “확장판이라는 건 사실 본편을 본 사람이 봐야 추가적인 감상을 느낄 수 있다”며 “(인천상륙작전을 본) 700만 관객과 앞으로 보실 분들에 대한 팬 서비스 차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한 감독은 “같으면서도 다소 다른 탄생인 것 같다. 확장판을 통해 정말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비춰지길 감독으로서 희망한다”고 전했다. 141분. 15세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