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부근에서 9일 오전 인공지진으로 추정되는 규모 5.04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4.8이었던 4차 핵실험 지진에 비하면 2배 크기의 강력한 폭발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30분 북한지역에서 지진발생 후 진동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진앙지는 함경북도 길주 군 풍계리 인근지역(41.300°N, 129.079°E)으로 청진 남서쪽 78㎞ 부근이다.
오전 9시30분1초에 발생한 이 지진은 42초 뒤 305㎞ 떨어진 강원도 간성 관측소에서 관측됐다. 이어 전국 대부분의 관측소에서 지진파가 관측됐다. 기상청은 관측된 지진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1~4차 핵실험 때 관측된 인공지진의 지진파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발생 지점으로부터 최대 100㎞ 까지는 약간의 흔들림을 느꼈을 수 있지만 국내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규모 5.04로 발표했지만 유럽지중해지진센터와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진원 깊이를 0.7㎞라고 밝혔다. 인공지진 규모는 5.04로 4차 핵실험의 2배 크기다. 또 이번 지진은 약 10~12kt(키로톤) 규모의 화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4차 핵실험은 6kt으로 추정된다. 히로시마 핵폭발은 약 15kt 규모다.
일본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자연지진의 파형과 다르다고 밝혀 핵실험 등 대규모 폭발로 인한 인공지진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정권수립기념일을 맞아 핵실험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9일은 북한 정권수립 68주년을 맞는 날이다. 북한은 국경절 또는 9·9절이라 부르며 경축행사를 열고 있다.
북한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2009년 5월과 2013년 2월, 2016년 1월 등에 2~4차 핵실험이 이어졌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