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맨체스터만의 더비가 아니다… 싸움판에 뛰어든 두 남자

입력 2016-09-09 06:03
사진=AP뉴시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맨체스터시티(맨시티)의 ‘맨체스터 더비’는 단순한 흥미를 넘어 도시의 진짜 주인을 가리고 싶은 시민들의 자존심이 걸린 라이벌전이다.

 이 치열한 싸움판으로 두 남자가 뛰어들었다. 주제 무리뉴와 펩 과르디올라다. 무리뉴는 맨유, 과르디올라는 맨시티의 사령탑이다.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위로 밀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놓친 맨유는 루이스 판 할 감독을 경질하고 무리뉴에게 지휘권을 넘겼다.

 무리뉴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을 이끌었던 첼시에서 내부 마찰과 성적 부진으로 지난해 12월 물러났다. 6개월의 휴식을 끝내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맨유보다 사정이 좋았지만 지난 시즌 우승 전력을 꾸리고도 4위로 추락한 맨시티는 과르디올라를 불렀다. 과르디올라는 3년 전 부임한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분데스리가 4연패의 대업을 달성한 명장이다. 잉글랜드는 스페인, 독일에 이어 과르디올라가 도전할 세 번째 빅 리그다.

 오는 10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16-2017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는 올 시즌 첫 번째 맨체스터 더비이자 무리뉴, 과르디올라의 리턴매치다.

 두 감독의 첫 맨체스터 더비는 당초 지난 7월 25일 중국 베이징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프리시즌 일정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2016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경기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경기는 폭우로 취소됐다. 두 달 가까이 기다린 끝에 진짜 맨체스터 더비를 만날 수 있게 됐다.

 두 감독은 맨체스터 더비만큼이나 치열한 라이벌전을 이미 경험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라이벌전 ‘엘 클라시코’에서다.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1902년부터 116년째 벌이고 있는 더비다.

 스페인 왕실로부터 하사받은 ‘레알(Real)’을 팀 이름으로 사용하는 마드리드, 중세부터 왕정으로부터 독립을 시도한 카탈루냐의 상징 바르셀로나의 대결이어서 맨체스터 더비만큼 치열하다.

 무리뉴는 마드리드에서,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에서 2012년 6월까지 두 시즌 동안 모두 11차례 엘 클라시코를 벌였다. 승자는 과르디올라였다. 5승4무2패로 전적에서 앞섰다. 무리뉴는 바르셀로나를 처음 상대한 2010년 11월 0대 5로 참패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성적에서도 과르디올라의 우세였다. 두 시즌 동안 프리메라리가 타이틀을 한 차례씩 양분했지만 바르셀로나는 한 차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무리뉴,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더비는 4년 전 엘 클라시코의 리턴매치인 셈이다. 팀과 팬만큼이나 무리뉴, 과르디올라에게도 자존심과 지도자 경력을 건 승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