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여행 미끼 물었다가… 필로폰 밀수입자들 붙잡혀

입력 2016-09-08 17:08
사진 = 서울지방경찰청

공짜 여행을 미끼로 유통 담당자를 모아 마약을 퍼트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해외에서 필로폰을 밀수한 뒤 SNS로 퍼트린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유통 담당 이모(35)씨와 상습 투약자 등 20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SNS로 마약을 구매한 42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이씨 등 4명은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동안 캄보디아에 있는 총책임자 호모(52)씨에게 필로폰 650g을 건네받은 뒤 SNS에서 만난 45명에게 1g당 80만원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호씨 등 3명은 캄보디아와 필리핀을 옮겨 살며 구글 등에 ‘고수익 보장, 공짜로 해외여행 가실 분’이란 글을 올려 마약을 유통담당자를 끌어 모았다. 지원자가 찾아오면 호씨는 “적발되더라도 변호사를 붙여주겠다. 2~3개월만 유치장에 있으면 된다”며 안심시켰다. 실제 필로폰 밀수는 징역 5년 이상의 중범죄다.

호씨는 마약전과가 없는 사람만 유통담당자로 썼다. 마약전과가 없어야 공항 검문검색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호씨의 꾐에 넘어간 신모(23·여)씨는 몸 안에 필로폰을 숨겨 국내로 들어왔다. 이씨는 신씨에게 마약을 건네받은 뒤 SNS를 통해 마약을 판매했다. 구매자가 서울에 있으면 필로폰을 우편함에 넣거나 건물 화장실 변기에 붙여놓은 뒤 구매자에게 장소를 알려줬다. 경기, 인천이면 퀵서비스를, 부산 등 거리가 있는 지방이면 고속터미널 수화물센터를 이용했다.

경찰은 “인터폴과 힘을 합쳐 호씨 등 총책 두 명을 쫓고 있다”고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