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북부 지방에서 대규모 침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당국이 경고방송을 내보냈지만 주민들은 도난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집에 머물러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8일 보도했다.
특히 수해 지역에 동원된 군인들이 복구가 아닌 강도질을 일삼아온 형태가 인명 피해를 부추겼다고 데일리NK는 지적했다.
한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말, 사흘 가량 이어진 폭우로 도(道) 내 많은 지역이 물난리를 겪었다”면서 “해당지역 당, 행정기관들에서 긴급대피령을 하달했지만 군인들에게 집을 선뜻 맡길 수가 없어 안절부절 맴돌다가 고립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지난해 나진-선봉지역이 물에 잠겼을 때에도 복구 작업에 동원된 군인들이 텔레비전과 녹화기(DVD) 등 개인 재산을 몽땅 훔쳐갔다”면서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주민들이 재산을 지켜야 한다고 마음먹고 집에 머무르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주둔 부대 군인들이 인원 구조작업에 투입됐지만 정작 빈집을 돌며 주민 가산만 탐냈던 것”이라면서 “눈에 띄는 사람들만 산으로 대피시킨 후 마음 놓고 재산을 뒤지는데, 이런 게 무슨 인민군대인가”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이 지역 간부들도 가족 중에 구급환자가 생기면 중국세관을 통해 구급약을 보장받는 등 당국보다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중국 측에 의해 주민들이 구조된 것을 놓고 주민들은 ‘이번에 중국군대가 아니었다면 뚝섬에 갇힌 우리(북한)사람 3명은 떠내려갔을 것’ ‘외국군보다 못한 인민군대’라고 비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