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촌과 손잡고 걷는 사이” 그처럼 고된 삶을 산 하일성

입력 2016-09-08 10:17 수정 2016-09-08 13:19
2006년 4월 21일 국제청소년범죄예방교육원이 서초구 잠원동 주일빌딩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이정우, 하일성,김태촌,이덕일,임동진,정경포 목사)

야구해설가 하일성과 ‘범서방파’ 두목이었던 김태촌의 관계가 새삼 눈길을 끌고있다. 하일성은 8일 숨진 채 발견됐다.

하일성은 오래전부터 김태촌과의 인연을 밝혀왔다. 그는 “김태촌과 나는 함께 걸을 때면 손을 잡고 다닐 정도로 각별한 사이”라며 “매일 만나지 못하면 속이 탄다”고 말했다. 이들의 인연은 1986년 김태촌이 ‘청보 핀토스(현 SK 와이번스)’ 구단 이사를 맡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우정은 청소년 교육으로 이어졌다. 독방에서 출소한 김태촌은 늘 청소년의 교육에 관심을 가져왔다. 둘은 2006년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전문연수원인 국제청소년범죄예방교육원을 개소에도 함께 했다. 하일성은 “김태촌은 청소년 강의를 다니며 ‘나같은 인생을 사지 말라’고 말해왔다”며 그를 설명했다.

이들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하일성은 “김태촌은 참 힘든 인생을 살았다”며 “64년을 살았는데 교도소 생활만 39년을 했다. 그것도 독방생활을 이겨냈으니 정신력이 강한 친구다”고 말했다. 김태촌은 1980년대 전국 3대 폭력조직의 하나인 범서방파 두목으로 있으며 ‘인천 뉴송도호텔 사장 피습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는 2006년 구속돼 당뇨 협심증 저혈압 등으로 힘들어하다 2013년 1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하일성은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해왔다. 지난해 지인의 돈을 갚지 않은 혐의로 입건됐을 때 “부동산 사기로 빌딩을 날린 뒤 양도세만 떠안아 이를 갚다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며 “집과 차를 모두 팔고 빚을 얻어 세금을 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그는 지인의 아들을 프로야구단에 입단시켜주는 조건으로 5000만원을 받은 혐의(사기)로 입건됐다.

1949년 2월 18일 서울에서 태어난 하일성은 1979년 동양방송(TBC) 야구해설위원으로 일하며 방송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야구 몰라요” “역으로 가나요” 등의 유행어를 남겼고 2006년부터는 제11대 KBO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그는 “묘비명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야구대표팀 단장이라 써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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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