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와 화학물질에 의존하지 않는 친환경·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서울에 내년 초 생긴다.
서울시는 일본 도치기현에 있는 ‘비전화 공방’의 서울사무소를 유치해 이르면 내년 초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비전화 공방은 일본 최고 발명가로 꼽히는 후지무라 야스유키(72) 니혼대 교수가 2000년 도치기현 나스에 만든 테마파크다. 비전화란 전기와 화학물질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시스템과 제품을 만들고 활용하는 기술과 행위를 말한다.
1000여개에 달하는 비전화 제품을 발명한 후지무라 교수는 일본의 환경·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자다. 그가 운영하는 비전화 공방은 에너지와 화학물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방식과 기술을 실천하고 있는 좋은 사례여서 해마다 3000~4000명이 찾고 누적 방문자가 5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시는 서울혁신파크 내 공간과 사업비를 지원하고 일본 비전화 공방은 사업기획 및 경험·기술을 전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와 일본 비전화 공방은 서울혁신센터 산하 사업단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사회적경제, 공유경제, 도시농업, 원전하나 줄이기 등 서울시의 지속가능 정책과 연계한 실험과 교육이 이뤄지며 시민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우선 사업 첫 해인 내년에는 일본 비전화 공방의 경험과 기술을 단계별로 이전하고 비전화 공방 설치·운영, 인재양성과정 운영, 국내외 교류, 홍보 및 아카이빙 등 4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3년간 기반을 조성한 후 2020년 이후 독립법인화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비전화 공방 시설 및 운영과 관련해 어스백(흙부대) 하우스형 비전화 카페, 트리하우스 등을 설치·운영하고 물 관련 기술은 바이오필터(미생물, 해캄 등)를 활용한 순환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채소, 벼농사 등 소규모 유기재배 모델농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태양광을 이용한 닭장 제작 및 친환경 양계농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전효관 서울시 서울혁신기획관은 “경쟁과 생존에 지친 사람들이 비전화 공방에서 새로운 생활방식을 찾고 비즈니스 모델도 창출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