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의원(국회의원) 선거 사상 최연소 당선자인 네이선 로(23) 데모시스토당 주석은 7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과의 힘든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됐고 우리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 독립’ 이슈에 민감한 중국 정부를 의식해서인지 독립에 관한 직설적인 표현은 자제했다. 로 당선자는 “난 독립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홍콩인이 자기 결정권을 누리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10~20년 내 국민투표로 홍콩 통치체제를 결정하는 것이 로 당선자와 데모시스토당의 핵심 목표다.
지난 4일 입법회의원 선거에서 홍콩의 완전한 자치나 독립을 추구하는 20·30대가 돌풍을 일으켰다. 로 당선자는 이 돌풍의 핵심이었다. 이런 결과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중국 정부는 6일 “어떤 형식으로든 홍콩 독립 관련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로 당선자는 2014년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의 주역 중 하나다. 그해 9월 26일 조슈아 웡(19)과 함께 홍콩정부청사 철문을 넘어 청사 앞 광장을 점거하고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 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다. 이틀 뒤 시민들도 들고일어나 도심 점거 시위가 79일간 이어졌다. 당시 서구 언론은 시위대가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는 것을 보고 ‘우산혁명’이라고 명명했다. 지난 4월 웡과 함께 데모시스토당을 만든 로 주석은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징역형을 면해 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