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 야당 후보 "부정선거 이후 유혈충돌로 최대 100명 사망"

입력 2016-09-07 09:29 수정 2016-09-07 09:33
아프리카 가봉에서 부정선거 논란 이후 촉발된 유혈충돌로 지금까지 최대 100명이 사망했다고 야당 후보 장핑(73·사진)이 6일(현지시간)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장핑 전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은 “부정선거에 반발해 일어난 시위와 유혈충돌로 정부 발표(3명)보다 훨씬 많은 50~1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봉고의 재선이 공표된 이후 가봉에서는 선거에 불만을 품은 야당 시위대와 당국 간 유혈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후 인터넷이 끊겨 정확한 사망자 수 집계가 힘든 상황이다.
알리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 AP뉴시스

 장핑은 지난달 27일 실시된 대선에서 알리 봉고 온딤바(57) 대통령에게 1.57%p 차이로 석패했다. 장핑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 투표 집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정선거로 당선을 빼앗겼다고 선언한 바 있다. 선관위는 지난달 31일 대선 개표 결과 봉고가 득표율 49.80%을 얻어 48.23%를 차지한 장핑을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고 발표했다.
유혈충돌이 잇따르고 있는 가봉 수도 리브르빌. AP뉴시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대선 결과에 대한 투명성을 증명하라고 가봉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라디오 방송에서 “(정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 재개표가 현명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유럽 선거감시단이 대선 과정에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볼 때 투표지를 다시 세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미국과 프랑스 등이 가봉 정부에 투표소별 개표 결과의 공개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5일 정부가 이를 거부하자 법무장관이 사임하기도 했다.
계속된 시위로 폐허가 된 가봉 수도 리브르빌. AP뉴시스

 봉고 가문은 1967년부터 가봉을 통치하고 있다. 봉고는 42년 동안 집권한 아버지 오마르 봉고 온딤바 전 대통령이 2009년 사망하자 이어 대통령에 올랐다. 2009년 대선에서 41.7%의 득표율로 당선된 당시에도 부정선거 시비로 폭동과 약탈, 시위대와 군경의 유혈충돌이 잇따랐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