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독립 재단법인 자격 유지한다

입력 2016-09-07 00:08
서울시향 단원들이 6일 이혜경(새누리당) 서울시 의원의 ‘서울특별시 출연 예술단체 설립·운영 조례 폐지 조례안’을 반대하는 유인물을 시의회 앞에서 배포하고 있다.

서울시향이 독립 재단법인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서울시향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에서 열린 서울시향 조례안 심사를 위한 공청회에서 ‘재단법인 서울시향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이 의결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이 조례안을 제출한 바 있다. 지난 5월 독립 재단법인인 서울시향을 세종문화회관 산하 단체로 격하하는 내용으로 이혜경(새누리당) 서울시의원이 발의했던 ‘서울특별시 출연 예술단체 설립·운영 조례 폐지 조례안’이 시의회에서 보류된 후 재단법인 서울시향의 설립·운영과 출연의 근거를 명확하게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서울시향을 세종문화회관 산하 단체로 격하하는 내용으로 이 의원이 또다시 발의한 조례안도 상임위에 재상정됐다.

이날 서울시향 단원 100명은 이 의원의 ‘서울특별시 출연 예술단체 설립·운영 조례 폐지 조례안’을 반대하는 유인물을 시의회 앞에서 배포했다. 당초 시의회 건물 안에서 피켓 시위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저지당하자 유인물만 나눠줬다.

단원들은 유인물을 통해 “‘서울특별시 출연 예술단체 설립·운영 조례 폐지안’은 서울시향을 10년 전과 같이 세종문화회관 소속으로 돌려보내어 그간의 발전을 무너뜨리며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만들고자하는 연주자들의 순수한 열정과 꿈을 짓밟는 법안이다”며 “(이 의원이 주장한) 박현정 전 대표와 정명훈 전 예술감독 갈등으로 인한 서울시향의 명예실추는 현재 사법부의 판단이 확정되지 않은 사안으로 결과를 예단하기는 아직 적절하지 않다. 게다가 서울시향을 두 사람의 갈등을 이유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야 말로 마땅히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악적 자존심이다. 우리를 어떤 정치적인 도구나 장식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 서울 시민이자 음악가로서 꿈을 위해 어려운 길을 걸어온 단원들의 인권을 무자비하게 짓밟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외부 전문가 5인, 문화체육관광위 의원 11명이 참여한 이날 회의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재단법인 서울시향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이 일부내용 추가 등의 수정을 거쳐 가결됐다. 6조 2항 ‘재단의 정관을 변경하려는 경우 시장과 협의하여야 한다’에 상임위와도 사전 협의를 하라는 내용을 더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이 다시 제출한 조례안은 폐기됐다.

앞서 이 이원의 조례안에 대해서는 클래식계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서울시향이 재단법인으로 독립하기 전 38.9%였던 유료 관람객 비율이 독립 10년 만인 지난해 91.2%를 기록하며 2배 이상 늘어나는가 하면 아시아 오케스트라는 처음으로 독일의 유명 음반사인 도이치그라모폰(DG)에서 9장의 음반을 발매하는 등 성과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시향은 2005년 3월 세종문화회관 산하단체에서 재단법인으로 독립했다. 서울시향 이외의 산하 단체는 독립법인화되지 않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