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 여성 대법관 2명이 대법관의 종교, 출신학교, 지역의 다양성이 실종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들은 모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이다. 이번 비판은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내 대법관 임명 절차를 완료하려는 가운데 나와 올 초 지명된 메릭 갈랜드 후보를 겨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히스패닉 최초로 미 대법관에 오른 소니아 소토마요르는 지난주 콜로라도에서 열린 강연에서 “대법원은 다양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대법관 8명이 전원 아이비리그 출신이고 가톨릭 5명, 유대계 3명”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갈랜드 후보도 아이비리그 대학을 졸업한 유대계 인사다.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도 지난달 31일 애리조나대 강연에서 지역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대법관 대부분이 “동·서부 해안 출신”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대법관 8명 중 중부 출신은 1명이고 뉴욕 출신이 대부분이다. 그는 “출신지역이 편중돼 판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관 임기가 6년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대법관을 종신제로 운영하고 있어 정치 성향과 출신의 다양성을 두고 민주, 공화 양당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