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극심한 가뭄과 폭염 탓에 송이 씨가 말랐다. 그야말로 ‘금송이’다.
6일 강원도 양양지역 송이 채취 농민과 양양속초산림조합에 따르면 송이 주산지인 양양지역에선 매년 9월 2~3일쯤 설악산 등 고산지대에서 첫 송이 채취가 시작되지만 올해는 전혀 생산되지 않았다.
송이는 여름철 24∼25도의 지온(地溫)과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야 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올해는 장마 이후 유례없이 긴 폭염이 이어진데다 강수량마저 부족해 송이가 자라지 못한 것이다.
양양지역 송이 채취 농민들은 현재 기상상황이 지속될 경우 다음 주부터 송이 채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추석 대목을 기대했던 농민들과 판매업체들은 추석연휴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명절특수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며 허탈해하고 있다.
양양지역의 한 송이판매장은 “구매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송이를 전혀 구할 수가 없어 답답하다”면서 “다음 주부터 채취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명절대목을 기대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북 봉화, 충북 보은 속리산, 제천 월악산 주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버섯채취 농민들은 최근 야생버섯을 따기 위해 산에 오르고 있지만 채취량이 거의 없다. 송이나 능이 등은 아예 없고 싸리나 밤버섯 등도 제대로 자라지 못했거나 손을 대면 부서질 정도로 상품가치가 없는 상태다.
속리산 산림부산물채취작목반 박경화(59) 회장은 “올해는 해마다 추석에 앞서 수확하던 야생버섯을 구경조차 하기 힘든 상태”이라며 “예년보다 추석이 이른 탓도 있지만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생육 조건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양·보은=서승진 홍성헌 기자 sjseo@kmib.co.kr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