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6일 “북핵 위협이 사라질 경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철회할 수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그걸 믿을 나라가 어디에 있냐”고 반문했다.
정 전 장관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조건부 사드 배치론을 어떤 학자가 건의를 했는지 아니면 대통령 주변의 관료가 건의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대통령 망신 주려고 아주 작정을 하고 얘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미국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해 들어가는 또는 포위하는 MD(미사일방어)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아시아 쪽에 설치돼 있는 괌이나 일본에 있는 사드 체계와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 체계가 연결돼서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그 사안이라는 걸 중국이 모를 리 있겠냐”고 했다. 또 “남중국해, 동중국해 지금 한반도, 미국이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지금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걸 중국은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보고 있는데 북한을 겨냥한 것이니까 중국은 겁내지 마라는 말을 믿겠냐. 러시아에서도 을 ‘택도 없는 소리’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중국이나 러시아는 지금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는 그런 대국”이라며 “미국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뻔히 보고 있는데 한국은 북한만 핑계대고 있으니 중국이 믿겠냐”고 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