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공유 주연의 김지운 감독 신작 ‘밀정’이 제7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스크리닝 및 기자회견을 성황리에 마쳤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밀정’은 뜨거운 현지 관심 속에 지난 3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5일 배급사 워너브러더스가 전했다.
자리에 참석한 김지운 감독은 일제강점기 배경의 스파이 영화를 만든 계기에 대해 “이전부터 콜드 느와르풍의 스파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혼란한 시대에 스파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인물의 혼돈과 반대로 인물을 통해 시대의 혼돈 그리고 무거움을 표현하고자 했다”면서 “어떤 무드와 톤앤매너를 담을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왜냐하면 장르를 선택하는 건 주제를 생각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모든 드라마는 인간의 삶을 다루고, 그 속에선 아이러니와 두려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그것을 장르화시켜 다루는 게 영화입니다. 스파이 영화는 시대에 대한 두려움이 표현되죠.”
영화에서 특히 돋보이는 음악 선정에 대해서는 “루이 암스트롱의 ‘When You’re Smiling’은 동시대 미국에서 발생한 스윙재즈로, 풍족하고 좋은 나라에서 나온 음악이다. 반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나라는 당시 불행했다. 그들처럼 즐기지 못한 우리의 역사적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 모습이 대비되면 더 비극적일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정 진행된 공식 프리미어 이후 ‘밀정’을 향한 전세계 언론의 찬사가 이어졌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1923년 일제의 주요시설을 겨냥한 폭탄사건을 다루면서도 역사적 사실에 발 묶이지 않은,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작품이다. 고풍스런 액션에서 전율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스크린 데일리는 “연출이 돋보이는 시퀀스, 호화로운 시대 구현, 의상 디자인, 주연 송강호의 열연, 그리고 김지운 감독의 명성이 밀정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할리우드 리포터는 “열차 시퀀스의 진가가 돋보인다. 정교한 촬영과 공들인 편집을 통해 긴장감이 계속 고조된다”고 호평했다.
씨네뷰는 “밀정은 김지운 감독에게 불가능이 없다는 걸 증명해내는, 피 튀기고 숨이 멎는 훌륭한 필름메이킹의 예”라고, 스크린애널키는 “손에 땀을 쥐는 스릴러이자 휘황찬란한 기술적 전시다. 장르 마에스트로 김지운의 가장 자신감 있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렸다. 오는 7일 개봉.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