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떼고 만난 세상… 퇴직을 준비하는 4가지 키워드

입력 2016-09-05 17:07

직장인은 정년을 채우더라도 60세가량 되면 대부분 은퇴한다.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더라도 평생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상실감을 부르기 십상이다. 더구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직할 경우 상당기간 방황하게 된다.

데이콤과 하나로통신 등 IT기업에서 근무한 뒤, CJ그룹 계열사 사장을 끝으로 30여년 직장생활을 마감한 이원희씨가 지난 1년간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며 느낀 소회를 책으로 펴냈다. ‘계급장 떼고 만난 세상’(책과나무).

저자는 직장생활을 마무리하며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퇴직 후에는 어떤 자세로 임하는 게 좋은 지를 솔직담백하게 그려냈다.

그는 고급장교 출신 지인의 현주소를 전하며 퇴직을 준비하는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건강, 친구, 취미, 봉사가 그것이다. 특히 ‘친구’의 경우 ‘관계’로 범위를 넓혀 아내와 자녀, 친척,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행복이나 수명에 관한 연구들을 보면 풍성한 관계야말로 행복과 장수의 비결임에 틀림없다.”

경청과 공감능력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나는 퇴직 후 사람들을 만날 때 의식적으로 경청을 하려 애쓴다. 집에 돌아와서는 그 사람들과 나눈 대화중 가족관계를 비롯한 주요 내용을 기록해 다음 만남을 준비한다. 의식적으로 경청을 하다보면 내가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걸 느끼며 반성하게 된다. 경청을 통해 공감능력을 키워야 상대로부터 진정한 참여와 인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저자는 이외에도 ‘의식 성장과 관계 근육’ ‘가정에서 자라는 생각들’ ‘종교, 어렵다’ ‘사회를 향한 작은 생각들’ ‘또 하나의 학습장, 회사’ ‘주인공의 삶’ 등을 주제로 50대 중반 남성의 삶과 인생을 잔잔하게 묘사했다. 그는 “주변에서 내가 인생의 가을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어차피 찾아온 가을이라면 젖은 채 도로에 널려있는 낙엽이 아니라 불타는 단풍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