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대에서 찬밥 신세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에서는 주빈으로 제대로 대우를 받았다.
4일 촬영된 G20 정상들의 개막식 단체사진 속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주최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은 첫 줄 중앙에 섰고 시 주석의 오른편과 왼편에는 각각 내년 G20 정상회의 주최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지난해 주최국인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다. 메르켈 총리와 에르도안 대통령 옆에는 각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치했다.
푸틴 대통령의 위치는 줄 끝에 서서 푸대접 평가가 나왔던 2014년 호주 브리즈번 G20 정상회의와 대비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에 따른 서방의 집중 비난을 받았다. 그는 ‘부족한 수면'을 이유로 폐막 성명이 나오기 전 호주를 떠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단체 촬영을 마치고 회의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줄곧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또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 별도의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국제현안에 공조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SCMP는 의전상 불문율에 따르면 각국 정상의 단체 사진 촬영 때 정치적 영향력 외에 정상이 얼마나 오래 직위를 유지했는지도 위치 선정에 고려되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주로 첫 줄에 서는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3개월이 지난 2009년 4월 영국 런던 G20 정상회의 때는 두 번째 줄에 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주요 국제기구 최고위층은 일반적으로 세 번째 줄에 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