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돌며 승합차 수십 대를 훔쳐 해외로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5일 훔친 승합차 70대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특수절도, 관세법 위반 등)로 이모(48)씨 등 7명을 붙잡아 이 중 4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2013년 12월부터 지난 7월까지 전국 24개 시·군을 돌며 70대의 승합차량(16억원 상당)을 훔친 뒤 폐차 차량을 수출할 것처럼 관련 서류를 조작해 캄보디아로 불법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차량 절도 및 운반, 무역업 알선, 폐차 관련 서류 조작, 세관 허위 신고 뒤 차량 바꿔치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차량 전문 절도단인 이씨 등 2명은 승합차량 운전석 열쇠 홈에 ‘핀번호 리딩기’를 넣어 열쇠 높낮이에 따른 고유 번호를 인식한 뒤 열쇠 커팅기를 이용해 열쇠를 복제, 승합차를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 소요시간은 20~30분 가량에 불과했으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위조한 번호판으로 교체하고 고속도로 주행 시 통행권을 발권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수출 대행업자와 짜고, 폐차장 직원 2명에게 폐차증명서와 차량 등록 말소 사실증명서 등을 헐값(1대당 100만원)에 매입한 뒤 세관에 ‘폐차 직전의 차량을 수출하겠다’고 허위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선별적으로 수출 차량 검사를 하는 점과 세관원 인력 부족 등을 노리고, 폐차 차량을 수출할 것처럼 속여 훔친 승합차를 배에 적재하는 방법으로 바꿔치기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세관 신고 2주 전에 캄보디아에 있는 중고차 판매업자에게 연락해 폐차 차량이 아닌 승합차 차대번호를 알려줘 판매와 중고차 신규 등록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폐차 직전 차량을 수출할 것처럼 속여 실제로는 다른 차량을 밀반출한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위조 번호판 유통 경로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목포=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전국 돌며 승합차 70대 훔쳐 해외로 빼돌린 일당 검거
입력 2016-09-05 11:25